근래에 빈투바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스스로 초콜릿을 만드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고유의 카카오 빈 특성 및 그 풍미를 즐기는 방법으로서 차별화 된 빈투바 초콜릿을 만드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 때 많이 사용하는 장비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wet grinder'라고 하는데,

보다 정확히 말한다면 소형의 콘칭(conching)기로서 그라인딩의 기능을 해 준다는 의미이다.

초콜릿 제조과정에서 'wet'라고 하는 것은 사용되는 유지의 함량이 많아서

혼합물이 건조(dry)하지 않고 축축하다는 의미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wet grinder에 다양한 초콜릿 원료와 유지를 넣고 오랜시간동안 작동시켜서

분말 원료들의 입자가 작아지는 그라인딩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콘칭 과정에서도 그라인딩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굳이 롤러(roller 또는 grinder, refiner)를 사용해서 그라인딩을 해 주는 과정이 왜 필요할까?

롤러에서의 초콜릿 공정은 유지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굳이 말하자면 'dry grinding'이다.

그라인딩의 효과는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필수적인 과정이기에 그 과정을 건너뛰면 그 특성을 살릴 수 없게 된다.

그라인딩의 대표적인 효과는 물론 입자의 크기를 작게 해 주는 것이다.

그에 못지 않게 더 중요한 것이 그라인딩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무정형 설탕과 그로 인한 초콜릿 풍미 형성이다.

이 과정은 wet grinding이나 콘칭에서 대체될 수 없는 롤러 그라인딩만의 비밀스러운 특성이다. 

초콜릿의 올바른 풍미를 발현시키기 위해서 롤러를 통한 그라인딩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롤러 그라인더가 가격이 비싸기때문에 장비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지만 진정한 초콜릿은 롤러 그라인더를 원한다.  

<소형 wet grinder의 예>